코람 데오-자선(마태복음 6:1-4)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우리 가운데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우스개 얘기가 있어요. 한 장로님이 죽은 후 천국에 갔습니다. 천사는 그를 맞이하면서 무슨 음식을 먹고 싶은지 물었어요. 징로님이 중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니까 중국 식당으로 안내했습니다. 장로님에게 나온 음식은 짜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옆 테이블을 보니 자기 교회 집사님이 식사하는데, 그의 테이블에는 팔보채, 양장피, 깐풍기 등 음식이 화려했습니다.

    장로님은 차별을 당한 것 같아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안내한 천사에게 불평했습니다. “내가 세상에 있을 때 저 집사님보다 헌금도 많이 하고, 교회 봉사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왜 나에게는 달랑 짜장면만 주고, 저 집사님에게는 저렇게 많이 주는 거요?” 그 말에 천사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습니다. “장로님은 헌금도, 봉사도 많이 했지만, 그 일로 사람들의 칭찬과 박수갈채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장로님이 드실 음식은 짜장면이 적당합니다. 하지만 저 집사님은 드러내지 않고 봉사하고 남을 도우면서도 칭찬을 거의 듣지 못했지요. 그래서 천국에 와서는 저렇게 상을 받는 것이랍니다.”

    할 말이 없어진 장로님은 문득 목사님은 어떤 대접을 받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우리 교회 목사님은요?”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아, 최 목사님이요? 지금 짜장면 배달하러 나갔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서 대접을 받으며, 높임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박수갈채를 받기 위해서는 염치와 체면도 버립니다. 이것은 선교사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을 씹는 것은 확실히 삶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 이도 있었지만, 오늘은 선교사들을 좀 씹을까요? 누워서 침 뱉기지만.

    선교사들의 카톡 단톡방이 있습니다. 거기에 올라온 내용 중에는 자기가 방송에 나갔다는 것이나 자기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는 것,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것, 무슨 상을 받았다는 그런 것을 드러내며 자랑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가족 자랑도 종종 등장하고요. 명예 좀 얻자고 염치와 체면을 버립니다. 그런데 박수갈채를 받고 싶은 것은 사실 사람들의 본성입니다. ‘나는 아니다’ 하고 말할 사람이 저를 비롯해서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미리 누워 침 뱉기라고 말씀을 드린 것이고요.

    세상의 박수갈채를 목적으로 삼고 살면 사람은 자연 위선자가 됩니다. 영어의 ‘위선’(hypocrisy)이라는 단어는 재미있게도 가면이나 가면을 쓰는 배우라는 뜻이 있습니다. 배우들이나 탤런트들을 보면 참 연기를 잘해요. 슬프지 않아도 눈물을 흘리고, 기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잘 웃습니다. 그런가 하면 성질이 못된 사람인데도 착한 사람 연기를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그의 모습을 진짜 모습으로 착각하다가 그 연예인이 나쁜 일을 했다고 하면 우리는 깜짝 놀랍니다. 실제 모습을 보지 못하고 그들의 가면만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무슨 죄를 가장 크게 다룰 것 같습니까? 감리교의 한 목사님이 동성애를 지지하는 모임에 가서 축복기도를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목사님은 교단에서 출교라는 큰 벌을 받았습니다. 그 목사님이 동성애를 한 것도 아니고, 단지 그들에게 가서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목사에게는 가장 큰 벌을 준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눈에 보이는 살인이나 간음이나 도둑질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은 위선, 교만, 탐욕, 이런 죄를 더 크게, 그리고 가장 엄격하게 지적하셨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위선은 그 사람의 참모습이 아니기에 위선자는 회개마저도 위선으로 합니다. 그래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는 거예요.

    위선과 관련하여 마태복음 6장은 세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남을 돕는 자선에 대해서, 둘째로 기도에 대해서, 셋째로 금식에 대해서 말합니다.

이웃과 다른 사람을 위해 베푸는 자선은 물질에 대한 탐욕을 이길 뿐만 아니라, 내가 물질의 지배를 받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에 하나님을 믿는 이들에게는 필수적입니다. 기도는 내 인생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일이기에, 그리고 내 영혼이 살아서 숨 쉰다는 것이기에 성도라면 마땅한 일입니다. 금식은 내가 육체의 욕망을 거부하면서 자기 절제를 통하여 하나님과 바른 관계로 갈 수 있기에 칭찬받을 일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행위들이 위선의 옷을 입게 되면 추악하게 변질되기에 예수님은 그것을 비판하셨습니다. 좋은 목적이지만 동기가 잘못된 것이기에 어떤 이들은 이것이 인간을 향한 사탄의 마지막 유혹이라고까지 말합니다.

    남을 돕는 자선,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 절제를 위한 금식, 이렇게 세 가지 가운데 오늘은 자선에 대해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6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너희는 남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사람들 앞에서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남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여기서 의로운 일이란 자선이나 구제를 말합니다. 히브리어에서는 ‘의’라는 말과 ‘자선’이라는 말은 한 단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의란 본래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말합니다.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은 모두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그들에게는 하나님을 믿느냐 아니냐를 물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단지 당신이 의로운 사람이라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할 뿐입니다. 그럴 때 그들은 남을 도운 자선을 증거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의와 자선이라는 단어가 같은 것입니다.

    팔복 가운데 하나인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배부를 것이다’라는 말씀도 ‘남을 돕고 구제하느라 정작 자기 배가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배부를 것이다’라고 읽어야 합니다.

    종종 어떤 분들이 죽기 직전에 자기가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하기도 합니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좋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남습니다. 좀 더 일찍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내가 쓸 것을 아껴가면서 남을 도우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내 욕심을 절제해야 하고 내 욕망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집사님 부부와 식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친 집사님은 구제비라고 쓴 봉투에서 돈을 꺼내 식사비를 내는 것이었어요. 궁금해서 제가 연유를 물어보았는데, 그분의 대답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그분은 공무원이기에 그다지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월급을 받으면 먼저 십일조를 떼어 하나님께 드립니다. 또 다른 봉투에도 십일조를 넣고는 그것은 구제비로 사용한답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기에 그렇게라도 구분해놓아야 구제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입의 십 분의 일은 하나님께 드리고, 십 분의 일은 이웃을 위해 쓰는 것입니다.

    그분 어머니의 일화도 제가 알고 있습니다. 회갑을 맞이하면 대개 자녀들이 여행을 보내드리거나 그러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어머니는 여행 대신 경로원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큰 잔치를 하는 것으로 자기 회갑을 보냈습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의 모습을 그분들에게서 보았습니다. 남을 돕고 자선을 베풀면 내 것은 분명히 줄어듭니다. 10에서 1이나 2를 빼면 9나 8만 남는  것은 분명합니다. 대개 사람들은 1이나 2가 줄어드는 것만 보기 때문에 그 너머의 것을 보지 못해요.

    그러나 성경은 자선의 너머를 말하고 있습니다. 자선의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전도서는 말합니다.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11:1, 개역개정)

    떡을 물 위에 던지면 어떻게 됩니까? 물고기는 좋아하겠지만 떡을 물 위에 던지면 나의 먹을 것은 줄어듭니다. 떡을 물 위에 던지라는 말은 내 것이 줄어들 것만 같다고 여겨지는 자선과 구제를 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여러 날 후에 도로 찾는다고 했어요. 무슨 말입니까? 자선과 구제에는 보상이 있다는 말입니다.

    시편 37편은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젊어서나 늙어서나, 의인이 버림받는 것과 그의 자손이 구걸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25) 자선을 하는 사람은 버림받지 않으며, 그의 자녀가 보상받는다는 말입니다.

    오늘 본문의 네 구절에서도 무려 세 구절이 자선에 대한 보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1절에서는 남에게 보이려고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게 되면 하나님 아버지의 상을 받지 못한다고 했어요. 그 말은 그 반대로 남에게 보이지 않게 하면 상이 있다는 말이지요.

     2절에서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받으려고 기자들을 불러서 사진 찍게 하고, 단톡방이나 페이스북에 올려 소문내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미 자기들 상을 받은 것이기에 하나님의 상이 없다고 합니다. 1절과 마찬가지로 소문내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게 자선을 하면 하나님의 상이 있다는 말을 다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고 했어요. 어떻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겠습니까? 이 말은 자선을 베풀 때 내가 지금 자선하고 있구나 하는 것까지도 잊어버리라는 말입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베풀었는데, 그 사람이 날 서운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옛말에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했건만’ 하면서 한탄합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은 오른손이 한 것을 왼손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운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자선, 하나님께 보상을 받는 구제는 내가 해준 것을 까맣게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젊은이가 길을 가다가 고등학교 은사를 만났습니다. 청년은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선생님, 저 몇 년도에 몇 학년 몇 반이었고, 그때 선생님이 저의 담임이셨습니다.” 은사는 “아, 그런가?” 하자, 청년은 이어서 말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 저를 배려해주셨던 까닭에 제가 무사히 학교를 졸업했고, 지금은 좋은 회사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은사가 ‘무슨 배려?’ 하는 표정을 짓자, 청년은 말을 이었습니다. “선생님, 그때 학급에서 지갑 도난 사건이 있었고, 모든 학생이 눈을 감도록 하면서 선생님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방과 주머니를 뒤지셨잖아요”.

“듣고 보니 그 사건이 생각나네”. 은사의 말에 청년은 “그때 제가 지갑을 훔친 것을 아시고서도 선생님은 모르는 척해주셨잖아요”. 그러자 은사는 “그 학생이 자네였군. 난 지금 처음 알았네.”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기억이 가물가물하신가 하는 청년의 표정을 보면서 은사는 말을 이었습니다. “그날 난 모든 학생의 눈을 감으라고 하면서 학생들의 주머니와 가방을 다 뒤졌지. 그리고 한 학생에게서 지갑이 나왔지만, 그 뒤에도 나는 계속하여 남은 모든 학생의 주머니와 가방을 다 뒤졌어. 그런데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눈을 감고 뒤졌기 때문에 지갑을 훔친 학생이 누구인지 나도 몰랐네”.

    자선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나의 자선 행위를 숨길 때 이어서 나오는 4절의 말씀처럼 숨어서 보시는 하나님께서 갚아주십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보상을 해주시는 분입니다. 히브리서 11:6은 말합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은,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과 하나님은 자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상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믿음을 통하여 깊어집니다. 그런데 깊은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하나님이 언제 어디에서나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만 함께 하시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일터나 학교에서도, 사람들과 만날 때도 하나님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 바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설교 제목에 나오는 ‘코람 데오’라는 말은 라틴어인데, ‘하나님 앞에서’라는 뜻입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코람 데오, 하나님 앞에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면 자선을 베푼다고 해서 자기를 드러낼 수 있겠습니까? 남을 도울 때 하나님이 빤히 보고 계시는데, 내가 높아지려고 위선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거든요.

    우리가 종종 좋지 않은 일을 꾸밀 때 이렇게 말합니다. “이 일은 나와 너만 알고 있어야 해.” 그러나 사실 이 말은 틀립니다. “이 일은 나와 너, 그리고 하나님만 알고 있어야 해.”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자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상을 주시는 분이시다’라고 했어요. 성경은 곳곳에서 천국은 평등한 곳이 아니라 공정한 곳이라고 말합니다. 큰 상을 받은 자가 있고, 작은 상을 받은 자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상해주시는 상급은 무엇일까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상해주시는 상급은 물질적인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 특히 구약에서는 물질적인 보상을 말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말합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그래서 너에게 물질을 주니까 그것을 축복으로 생각하지 말고 사명으로 생각하렴.’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의도입니다.

    제가 잘 아는 사람은 생각지 못한 돈이 생기면 그것은 필요한 사람에게 주라는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여긴답니다. 그래서 그것을 어디로 흘려보낼까 기도하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나타난다고 그래요. 내게 주신 물질을 축복이 아니라 사명으로 여기는 자세입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은 복의 통로가 되는 은총을 누리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말하는 상은 마태복음 전체의 의미로 볼 때 물질의 상급보다는 하나님과 친밀해지는 복,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복, 내면의 천국을 누리는 복 이런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이런 자선을 하면 하나님은 나를 부자 되게 하실 거야’라든가, ‘내가 미리 100만 원을 십일조로 드리면 하나님은 내 수입이 천만 원이 되게 하실 거야’ 이런 생각은 모두 자선이 아니라 거래입니다.

    자녀들에게 미리부터 효도를 강요하는 부모도 어리석은 것입니다. 내가 널 키워줬으니 너는 반드시 효도해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우리 딸만 해도 자기가 커서 엄마 아빠에게 고급 자동차도 사주고, 좋은 집도 사주겠다고 말합니다만, 그것은 부모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지 지켜져야 할 약속은 아닙니다. 너 어렸을 때 그렇게 말했는데 꼭 지켜야 한다고 강요하는 부모가 있다면, 자녀가 스스로 자기 앞길 하나만 잘 챙겨도 고맙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상급과 함께 또 다른 상급이 있는데, 더 큰 역사가 나타나도록 해주시는 상급입니다. 마태복음 25장에는 착하고 신실한 종에게는 다른 종들보다 돈을 더 맡겼습니다. 작은 일에 충성하니까 더 큰 것으로 맡긴 것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공부를 계속할 길을 열어주시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니까 사장을 통하여 그에게 더 중요한 직책을 맡겨주십니다. 이러한 일이 모두 하나님께서 주시는 상급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겸손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상급인데, 자기가 잘나고 똑똑해서 받은 것처럼 생각하면서 교만해지면 하나님께서 등을 돌리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 <황금종이>에는 돈과 관련된 사건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주인공이 변호사인데, 그는 수임료도 많이 받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변호한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작가는 한 철학 교수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합니다. “돈은 인간의 실존이자 부조리다”. 주인공 변호사는 돈은 좋은 것이긴 하지만, 돈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철학 교수의 말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돈은 필요할 때가 많고, 또 있으면 좋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돈을 움켜쥐게 되면 돈의 지배를 받으면서 노예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남을 돕는 자선은 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해야 하며, 하나님은 우리에게 보상까지 약속하시면서 자선을 베풀라고 하십니다.

    어느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길을 가는데, 도움을 요청하는 거지를 만났습니다. 목사님은 주머니를 뒤져보니 천 원짜리만 있고, 백 원짜리가 없는 거예요. 오백 원이나 백 원이 있으면 주겠는데 천 원은 좀 큰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머뭇거리다가 ‘에이’ 하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마음에 계속 찜찜함이 남아있습니다.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다가 다음날 목욕을 갔습니다. 그런데 목욕탕에서 그만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목사님은 ‘차라리 잘됐다.’ 하면서 속이 편해지더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자선을 베풀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코람 데오, 하나님 앞에서 하는 자선을 통하여 복된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