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부활절 축제에 대한 긴 토론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그들은 같이 시편을 낭독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왔을 때… 나는 주를 사랑하나이다… 모든 만민은 주를 찬양하라… 은혜로우신 주께 감사드리세…” 그들은 논쟁을 뒤로하고 마침내 잠을 청했다.

다음 날 마르코스는 몸이 아팠다. 시간이 갈수록 그는 저스틴과 히에라폴리스, 사르디스, 그리고 버가뭄으로 같이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다음 날 저스틴은 혼자 가기로 했지만, 너무 걱정되었다. 그는 친구를 아픈 채로 내버려 두고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세례를 받은 교회 안의 의사 한 명이 마르코스를 돌봐주기로 했다.

“이런 상태로 여행을 계속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일주일 정도 쉬어야 합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를 보살펴 드리겠습니다.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회복이 될 것 같습니다.”

멜리토가 말했다. “사르디스로 돌아가기 전에 히에라폴리스에 볼일이 있소. 거기까지 당신과 같이 가 주겠소. 하지만 그 이후로는 어쩔 수 없이 당신이 홀로 여행을 해야겠소. 에베소를 떠나기 전에 나와 헤게시푸스는 한 노파를 방문해야 하오. 같이 가겠소?”

“노파 말입니까?” 저스틴은 멜리토와 함께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맞소. 오랜 시간 동안 이 도시에는 율리아라는 사람이 살고 있소. 그녀는 벌써 백 세가 넘은 노인이지만 아직 건강하오. 헤게시푸스가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것 같소. 사실 그녀의 아버지가 사도 요한의 서기였소. 복음서를 같이 쓰셨지. 그녀 또한 열 살 때 요한을 만나본 적이 있소. 아직도 기억하신다는군. 바로 살아있는 전통이 아니겠소?”

저스틴은 멜리토와 헤게시푸스와 함께 좁은 에베소 거리의 작은 집으로 갔다. 등이 굽고 약해 보이는 노파가 그들을 맞이했다. 그들은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멜리토가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말을 꺼냈다.

“그렇습니다. 나는 사도 요한을 기억하지요.” 그녀의 목소리는 높고 가늘었다. “내 아버지가 그의 서기였고 사도를 만날 때마다 종종 나를 같이 데리고 갔습니다. 내 기억으로 그는 사도가 말한 모든 말을 적으며 몇 시간을 보낸 적도 있습니다. 사도 요한은 이미 쓴 것을 다시 훑어보고 혹시 실수가 없는지 일일이 검사했습니다. 이 거룩한 사람의 목소리도 기억합니다. 그는 깊고 엄숙한 말투로 ‘나는 세상의 빛이요… 나는 생명의 떡이요…” 등의 말들을 했습니다.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집니다. 하늘에서 온 목소리였지요. 그는 하나님 앞에 완전한 모습으로 살아갔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여 심지어는 글을 쓰다 말고도 나를 보면서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지‘라고 말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요한은 사라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세 방문자는 경외심에 눌려 가만히 앉아 있었다. 헤게시푸스 만이 그녀가 말한 내용을 적으려고 펜을 움직일 뿐이었다. 율리아는 이제 약간 우울한 어조로 계속했다.

“그가 예측한 모든 일을 보았습니다. ‘그들이 나를 핍박하면 너희들도 핍박할 것이다’라는 말이 사실이 되었습니다. 내 동생이 얼마 전 격렬한 재판 끝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제 아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스틴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증인들입니다.” 율리아가 계속했다. “예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느니라.’ 그분만이 진정한 빛이자 로고스이며 진정한 빵과 어린양이시고 이 세상의 죄를 가져가십니다.”

다시 침묵이 흘렀다. 몇 분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율리아가 계속했다. “내 기억으로 사도 요한이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는 목소리를 아주 크게 높였습니다. 원래 그는 조용하게 말을 하는 편이지요. 하지만 그는 외쳤습니다. ‘테텔레스타이!’ 예수님의 일은 완성되었고 이 승리의 외침은 너무 강하고 확정적이었으며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합니다. 또한 예수님의 말들을 되살리며 엄숙한 표정으로 평화로운 글들을 썼습니다. 게다가 그가 예수님의 기도를 다시 낭독할 때 그의 얼굴에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그들이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 당신이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을 세상이 알고, 보고, 믿게 하여 주십시오.’

저스틴은 이 기도를 외우고 다녔다. 그리고 그녀가 낭독한 것이 자기가 아는 것과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율리아가 살아있는 현인이었음을 알고 세 명 모두 그녀의 기도를 감히 바로잡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았다. 대신 그는 이 말들을 들으며 은혜를 얻고 주님께 감사드렸다.

몇 시간 동안 율리아는 말을 했고 헤게시푸스는 받아 적었다. 이 방의 분위기는 저스틴이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이 여자는 예수께서 사랑하신 제자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다. 사도들이 전한 그대로 말씀을 받아들이고 사르디스 전체의 신앙을 이 한 방에서 지키는 사람이었다. 이것은 살아있는 전통의 마지막이었으며 저스틴은 이 거룩한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를 잠깐 불편하게 했던 약간 다른 용어들은 이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가 지금 목격한 것은 자기 교회의 그 누구도 다시는 보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것이 바로 최후의 구비(口碑)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