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열린 성만찬 복음(고전11:17-34)           황의성 목사(부천 맑은교회)

 초기 기독교부터 말씀의 예전인 설교와 다락방의 예전인 성만찬이 예배의 중심이었습니다.   설교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선포하는 말씀의 예전이요, 성만찬은 감사의 예전입니다. 

 특히 성만찬은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재현하는 것입니다. 십자가 복음의 현재화가 성만찬입니다.

 성령은 성만찬을 통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오늘 우리의 복음으로 경험하게 하십니다. 성만찬은 예수의 임재가 중심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분이 성령입니다. 예수가 제정하신 성만찬의 약속을 우리 안에서 성취하시고 집행하시는 분이 바로 성령입니다. 성령은 떡과 포도주 속에 담긴 예수의 몸과 피가 효력을 발휘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성만찬은 우리가 받은 구원을 확인하고 더 나은 신앙에의 결단을 하게 합니다. 성만찬은 교회의 거룩한 교제로 이어져 하나님 나라 공동체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성만찬은 하나님 통치의 완성을 대망하고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만찬은 예수 안에서 하나님 나라 도래를 바라보는 희망 축제입니다. 

 신학자 한스 큉의 말입니다.

“과거의 관점에서 성만찬은 회상과 감사의 식사입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성만찬은 교제와 언약의 식사입니다. 미래의 관점에서 성만찬은 예수의 종말적 식사에 대한 예견입니다.” 

이처럼 십자가 복음 속에 담긴 과거, 현재, 미래를 묶는 것이 성만찬입니다. 

 한국교회는 성만찬에 자격 있는 자만이 참여하게 하십니다.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기에 자신을 살피고 먹으라는 말씀 때문입니다. 성만찬은 자격 없는 자의 만찬입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식사입니다.   

 고린도교회는 다양한 당파가 존재했고, 자신의 신앙의 우월성과 사회적 능력을 통하여 아무나 성만찬에 참여할 수 없다는 특권의식이 교회 안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조건 없는 성만찬 복음이 갑자기 교인들이 만든 사회적 우월성에 근거한 자격을 말하니, 예수께서 행하신 성만찬과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바울은 흥분하여 예수의 성만찬 복음으로 돌아가라고 한 것입니다. 바울은 반어법적인 의도로 너희들은 자격 요건을 가져서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면서, 그거야말로 예수의 십자가가 모든 죄인을 담아내어 구원하려고 했던 십자가의 정신, 복음의 무한한 열린 영역을 훼손한다고 질타하고 예수 성만찬의 본질로 돌아가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조건과 자격 없이 참여하는 것이 성만찬이라는 것입니다. 

 자기를 살피고 주의 몸을 분별하고 먹고 마시라는 것은 오로지 예수의 십자가만이 성만찬에 참여하는 유일한 조건이라는 의미입니다.  

 복음이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누구든지 믿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만찬은 잘난 사람, 지위와 권력이 있는 사람, 인간적 조건이 우월한 사람만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이 죄인이라고 고백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이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성찬으로 나오는 유일한 길은 예수의 십자가입니다. 성만찬의 복음, 십자가의 복음은 만인에게 결린 구원의 복음입니다.

 예수께서 “내가 죽어서 십자가로 누구나 하나님께로 들어올 길을 만들었다. 너희가 가진 뭐든지 다 갖고 와라. 씻고 올 필요 없다. 문제를 둘러메고 와라. 죄, 실패, 상처, 절망, 다 가지고 오라. 내가 해결했다.”고 하십니다. 그게 성만찬, 십자가 복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