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뜻밖에도 문을 열어준 사람은 피니투스였다. 아주 주름지고 늙어보이는 얼굴을 가진 그는 웃으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안녕하시오. 무슨 일로 오셨소?”

    “우리는 피니투스라는 사람을 찾습니다. 그가 여기 산다고 들었습니다.” 저스틴이 말했다.

    “내가 바로 당신들이 찾는 그 사람이오.” 그가 대답했다.

    “당신이 여기 크노소스 교회의 주교님이십니까?”

    “맞소이다.” 그는 궁금한 표정으로 대답하며 걱정스러운 듯 질문을 던졌다. “당신들은 누구요? 그리고 여기는 왜 온 것이오?”

    “우리는 로마 교회의 서기들 저스틴과 마르코스입니다. 우리 엘레우테루스 주교님으로부터 인사를 전합니다.” 저스틴이 대답했다.

    “그렇군,” 노인은 아직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대답했다. “음… 예상치 못한 것이지만 로마 교회에서 나를 찾는다니 영광이오. 혹시 무슨 서신이나 명령 같은 것을 전달하러 왔소? 아무튼 상관없소. 무슨 일로 왔든 형제들을 환영하오. 들어오시오. 그대들에게 숙박이나 식사를 제공할 수 있소. 여기로 찾아오다니 기쁘오.”

    서기들은 들어서서 크노소스의 주교와 거룩한 입맞춤을 나누며 의자에 앉았다.

    “사실 우리가 여기 온 것은 저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여러 교회에 우리 주교님의 편지들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아시아의 에베소로 가는 중 우리는 해적들에게 붙잡혔지요.”

    “하늘에서 여러분들을 살리셨소! 천만다행이오. 여러분들이 지금 소금 광산이나 노예선에서 일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축복이오.”

    “맞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셨습니다.” 저스틴이 대답했다. “하지만 우리를 잡은 해적은 저희가 마음에 들어 여기로 데리고 왔습니다. 아마 알고 계실 것입니다. 먼 친척이라고 하던데… 이름은 아우린쿠스입니다.”

    “아우린쿠스가 해적이라니? 사실 언제나 그이 때문에 걱정은 했건만, 해적이 될 줄이야… 그의 어머님은 뭐라고 하시나? 그녀도 아주 굉장한 사람인데 말이오. 기독교도가 아니면서 우리 교인들에게 친절하기도 하오.”

    피니투스는 서기들에게 어머니를 두려워하는 해적 선장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믿을 수 없군!” 주교가 외쳤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을 해주니 그럴듯하오. 그 모자는 언제나 조금 이상한 점들이 있었지. 이제 겨우 30대… 아니면 40대인가? 당신들이 말하는 것처럼 해적 짓을 그만둘 때가 됐소이다. 그녀는 아주 고집이 센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번 해보겠소. 사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그러셨지. 내일 우리는 그 집으로 가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봅시다. 그녀는 몇 년 동안 많이 약해졌다고 들었소.” 어조를 바꾸며 그는 주제를 돌렸다. “자, 이제 어디를 여행하는지 한번 들어봅시다. 어느 교회들을 방문했으며 만약 이 섬을 벗어날 수 있다면 어디로 갈 계획이오?”

    “먼저 우리는 고린도로 갔습니다.”

    피니투스가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거기 주교 디오니시우스도 만나보았겠군?”

    “맞습니다. 정말 광장한 사람이었습니다.” 저스틴이 대답했다.

    “굉장한 사람이지…” 그는 포도주를 따랐다. 눈을 들며 그는 계속했다. “정말 뛰어난 글을 쓰는 자이며 온 제국의 교회들이 겪는 모든 일에 대해 편지들을 쓴다오. 자신의 생각을 널리 퍼뜨리는 자요.”

    “정말입니까?” 저스틴은 알면서 모르는 척했다.

    “사실 얼마 전에 나는 그에게 편지를 받았소. 온 교회가 다 읽으라고 쓴 편지였지. 그 안에서 디오니시우스는 나보고 교인들에게 너무 큰 짐을 주지 말라고 했소, 특히 성적인 죄 말이오. 그때 나는 그에게 답변을 하면서 여기서 우리는 사람들을 경건하게 훈련해야 한다고 했소. 우리는 반드시 그래야만 하오. 우리 집에 집사가 없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오. 사실 내가 신뢰하던 한 명이 있었소. 하지만 그는 지난주 젊은 여교인 중 한 명과 죄를 지었소. 이것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오. 그래서 디오니시우스에게 우리가 가지는 신앙에 대하여 썼소. 그를 참으로 존경하고 높이 여기지만 그래도 그는 자신의 교회를 돌보는 것에 힘쓰고 남의 교회 일에 간섭하지 말아야 할 것이오. 전체적으로 내 생각에는 요즘 교회들이 너무 느슨해지고 있다고 생각하오. 도덕적인 기준들이 없어지고 있소.”

    “어떤 곳에서는 그렇지만…” 저스틴이 대답했다. “우리 주님께서도 요한복음에서 쓰인 것처럼 간음한 여인을 용서하지 않으셨습니까? ‘너를 정죄하지 않을 것이니 더 이상 죄를 짓지 말라’고요?”

    “나도 그 이야기는 들어보았소.” 피니투스가 대답했다. “하지만 내가 읽어본 요한복음서에는 그 이야기가 없소. 최근 알렉산드리아에서 요한복음서를 읽었는데 그들의 사본에도 없었소.”

    “우리는 언제나 그 이야기를 요한복음서에서 읽었는데요?” 저스틴이 대답했다. “알렉산드리아인들이 우리와 다른 사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압니다만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이 정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왜 동방의 교회들이 가진 책들에는 없는지… 여행을 하면서 알아보아야겠습니다.”

    시간이 늦어 주교와 필사자들은 논쟁을 그만두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자기 전에 그들은 시편을 불렀다: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

    고린도를 떠난 후 처음으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밤이었다. 마르쿠스는 저스틴에게 말했다. “형제여, 우리가 동방 사람들과 이 말씀이 요한복음에 있는지 의견이 달라도 우리는 그를 존경해야 하네. 그는 교회 안에 확실한 표준을 세우려 여러 악한 세력들과 싸우고 있네.”

    “맞는 말이네.” 저스틴이 대답했다. “특히 여기는 그에게 더욱 더 힘든 곳일걸세. 바울도 디도서에서 이런 말을 하지 않았는가? ‘크레타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거짓말쟁이요, 악한 짐승이요, 먹는 것밖에 모르는 게으름뱅이다.’”

    “내일은 우리가 사도 바울이 왜 그런 말들을 했는지 눈으로 보겠군.” 마르코스가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푹 자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