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마르코스는 졸면서 순간 뭔가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눈을 떠보니 배는 멈추었고 반갑게도 양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승강구 밖으로 머리를 내민 그는 양 떼로 가득 찬 들판을 보았다. 배는 작은 부두에 묶여 있었고 그의 눈앞에는 검은 해변이 펼쳐졌다. 선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의 하나인 칼리테라는 곳이오. 신화와 전설들에 나오는 곳이기도 하지… 여기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포도주도 아주 맛있다오.”

    “그렇다면 모든 것을 버리고 즐겨야지요.” 마르코스가 장난기 섞인 말투로 말했다.

    “사실 나는 당신의 친구에게 빚을 졌소. 그가 나에게 한 말 때문에 잠깐 화가 났지만 생각해보니 그가 옳소. 내 어머니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맞다오. 이제 해적 짓을 그만두고 바다를 떠날 것이오! 하지만 당신들이 나와 함께 가서 나를 어머니 앞에서 지지해 주시오.” 그는 마르코스에게 포도주 한 잔을 주었다.

    “고맙지만 조금 있다가 마시겠습니다.”

    선원들은 크레타로 항해할 준비를 했다. 저스틴은 밑에서 아직 자고 있었다. 배가 출발하자 그는 잠에서 깼다.

    “좋은 아침이네, 마르코스!” 그는 친구에게 인사했다.

    “오, 저스틴.” 마르코스가 대답했다. “자네는 아름다운 해변과 친절한 주민들, 그리고 환상적인 칼리테 포도주를 놓쳤네!”

    “그런가? 하지만 나는 정말 잘 잤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야. 앞으로 여행을 계속하려면 잠이 많이 필요하겠지.”

    “그런가?”

    “마르코스, 사실 나는 아우린쿠스의 어머니를 만나는 생각을 하며 잠에서 깼네. 그에게 우리는 친구이자 철학자들이지만 그의 어머니에게 우리는 전리품이네. 그녀는 분명히 우리를 팔고 돈을 얻기를 원할 것이네.”

    “자네 말이 맞네, 저스틴. 하지만 선장은 우리가 그녀와 만나주기를 원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어머니를 설득할 때 우리가 함께해 주었으면 하네.”

    “더 위험하게 될 수도 있지.”

    “우리는 기도도 해야 하지만 전략을 세워야 하네. 외부와 연결이 되어야 하네. 도피처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지. 여기 교회로 발송된 서신만 있다면 좋겠지만.”

    “정말 좋은 생각이네.” 저스틴은 이제 잠이 확 깨었다. “우리는 여기 피니투스 주교와 접촉을 해야 할 것이네. 해볼만 하네. 그들은 우리에게 숙소와 어쩌면 에베소로 가는 교통편도 제공해줄 수도 있네. 고린도의 디오니시우스에 의하면 피니투스는 아주 강한 사람이네. 하지만 일단 아우린쿠스가 그를 아는지 확인부터 해 봐야겠네. 있다가 철학에 대한 토론을 할 때 이야기를 꺼내겠네.”

    정오가 되자 이들이 예측한 대로 토론은 시작되었다. 철학을 논의하고 싶은 선장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래서 디오게네스의 작품을 읽어보았소?” 선장이 물었다.

    “조금 읽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저스틴이 더 많이 읽어보았을 것입니다.” 마르코스가 대답했다.

    “맞습니다.” 저스틴이 말했다. “하지만 오래전이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오?”

    “끝에 가서는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확고함은 존경 할만합니다. 사실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이오?” 선장이 물었다.

    “크레타 섬에 피니투스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당연하오. 섬에 사는 사람 모두 그를 알 것이오. 하지만 그는 내게 먼 사촌이오. 우리 어머니도 사실 그를 싫어하시지는 않으시오. 그는 교회에서 아주 강한 지도자이며 그의 철학을 엄격하게 따르고 있소. 모든 이들이 그를 조심하지.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는 모르지만 소문은 어쨌든 그렇게 퍼지고 있다오. 피니투스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오.”

    “좋습니다.” 저스틴은 작전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에 표정이 밝아졌다. “우리는 그를 만나야 합니다. 사실 어머니를 보기 전에 그를 만나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선장님을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는 나를 바로 보고 싶어 하실 것이오. 또한 내가 무엇을 털어 왔는지에도 관심이 많으시오. 내가 어머니를 설득할 때 당신들이 필요하오.”

    저스틴은 확신에 차 말했다. “우리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선장님이 팔기를 거부하는 두 명의 노예일 뿐이지요. 하지만 피니투스와 함께 간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입니다.”

    선장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그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오. 볼일을 보러 자주 고르틴에 출장을 나가고 또한 다른 교회를 방문하고 있을 수도 있소. 성서를 연구하러 지하실에 숨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또한 로마에서 온 방문자들을 그냥 만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소.”

    “그래도 해보아야 합니다.” 저스틴이 대답했다.

    “이것이 나에게 어떤 위험을 가져다줄지 모르고 하는 말이오. 어머니께서 내가 먼저 피니투스를 만났다는 것을 아신다면 아주 노여워하실 것이오. 그런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그렇다면 우리가 피니투스를 만나고 오겠습니다. 선장님은 어머님께 가십시오. 그다음 찾아가 같이 설득을 해 보지요.”

    “무모한 일 같소.” 선장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 보겠소. 자, 지금은 디오게네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말해보시오.”

    크레타에 도착할 때까지 긴 토론은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