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아, 자네 거기 있었군!” 아테네 기독교 학교의 도서관에서 마르코스가 말했다. “강의를 놓치지 않으려면 빨리 가야 하네.”

    “정말 엄청난 도서관일세!” 강의실로 가면서 저스틴이 말했다. 약 서른 명의 학생이 아타나고라스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자네는 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지만,” 마르코스가 말했다. “나는 사람보다 신이 더 많은 이 도시에서 길을 잃을 지경이야. 정말 여기 교인들에게는 큰 도전들이 너무 많아.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철학과 종교들이 로마보다 더 많은 것 같네. 물론 우리 도시에도 있겠지. 하지만 여기서는 왠지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아. 페라클레스 때부터 아테네는 이래 왔네.”

    스승의 큰 목소리는 복도 끝에서 들렸다. 그의 당당한 외모에 걸맞은 목소리였다. 약 60대로 보이는 이 사람은 하얀 머리와 빛나는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방 전체를 그의 말로 가득 채웠다. 저스틴과 마르코스는 빨리 자리를 찾아 앉았다.

    “로마에서 온 손님들을 환영합니다!” 이 위대한 기독교 웅변가는 외쳤다. “자, 오늘의 주제를 한번 살펴봅시다. 기독교인들은 과연 무신론자들인가? 내가 황제 앞에서 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하여 섰을 때 나는 어떻게 먼저 견해를 일치할지 고민했습니다. 진리를 탐구하는 성실한 철학자들로서는 황제와 그의 아들을 단순히 찬양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해야겠지요. 바울이 이 도시에서, 그리고 아그립바 앞에서 했던 것처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전하는 복음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 먼저 신은 하나라는 사실에 모든 철학자와 시인이 동의해야 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이 정말 분명하게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갔지요. 그래서 나는 대충 이런 말들을 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말하는 것처럼 무신론자들이 아닙니다! 플라톤 역시 이 세상의 창조자이자 아버지인 존재를 찾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그를 끝내 찾았을 때는 모두에게 이 사실을 전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플라톤은 여기서 다른 힘으로 창조되지 않은 한 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나 달, 별과 같은 다른 ‘신’들을 인정하더라도 그 신들 역시 ‘창조’된 것이라면 논리적으로 생각해볼 때 그들 위에 다른 어떤 더 큰 존재가 있게 됩니다.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에서 그렇게 말합니다. 아주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나중에 여러분들이 철학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한다면 꼭 이 글을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공감하려고 애를 썼고 만약 플라톤이 한 절대적인 '신들의 신’을 인정할 수 있다면 우리 또한 무신론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언급했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그 가장 높은 존재, 즉 모든 만물을 로고스를 통해 창조하고 그것들을 그의 영을 통해 통치하는 그 신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나는 신을 어떤 살아있는 피조물 따위로 인식하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승이 열심히 강의하는 동안 제자들은 아주 주의 깊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한 마디도 놓칠 수 없는 표정으로 그들은 시간이 가지 않기를 바랐다.

    “이 문제를 이제 황제와 연관을 시키는 것에 관해 아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바울이 한 것처럼 시인들이 한 말들을 인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철학자가 무신론자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잣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시인들도 이 절대 신을 인정했습니다. 소포클레스는 이런 말들을 했지요: ‘실제로 신은 하나다. 그가 천지를 창조하고 세상을 만들었다.’ 맞습니다, 옛 시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충분히 일신론을 주장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의 창조물이 되어버린 여러 신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대화를 끌고 나간다면 우리는 철학자들과 시인들에게 이 유일한 신은 히브리 선지자들의 글에서 더욱 자세하게 나온다는 것을 말해주어야 합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자신의 마지막 글에서 이런 말로 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가 바로 그다. 내가 곧 시작이요’. 또한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 받침대다. 그러니 너희가 어떻게 내가 살 집을 짓겠으며, 어느 곳에다가 나를 쉬게 하겠느냐?’라는 말들도 쓰고 있습니다. 시편에서도 이 세상에서 단 한 분이신 살아있는 하나님에 대하여 말합니다: ‘우리 하나님은 하늘에 계셔서, 하고자 하시면 어떤 일이든 이루신다. 이방 나라의 우상은 금과 은으로 된 것이며,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이다.’”

    “이렇게 신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철학자들과 자칭 선지자들이 인정하고 경외하는 모든 것이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 잡신들의 불합리한 점들을 가리켜 공격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내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정말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왜 크로노스 신은 자신의 아버지를 병신으로 만들어버리고 자식들을 죽여 잡아먹었는지, 또한 제우스가 아버지를 묶어 타르타루스에게 건넸는지, 그리고 왜 우오라노스 또한 똑같은 짓을 자식들에게 하며 어머니 레아가 자신의 청혼을 거절하자 핍박했는지 말입니다. 이런 말들을 했을 때 제 주위는 조용해졌습니다. 나는 황제와 그의 측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고 내 생명까지 위험하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하지만 나는 진리를 말했고 모든 사람이 듣기 원했습니다. 나는 말씀을 읽고 연구하며 확실한 반석 위에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가 무신론자가 아니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언제나 사람의 논리에 도전하길 바랍니다. 그들과 먼저 공감을 해야 합니다. 물론 그들이 여러분들을 핍박하고 쫓아낼 수 있어도 여러분을 본질적으로 깨뜨리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은 참된 진리를 믿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 시간은 빨리 지나갔고 강의는 끝났다. 몇 개의 질문들이 나왔다. 왜 세상에는 악이 존재하는지 등의 사소한 것들이었다. 강의는 끝나고 이 위대한 변증가는 저스틴과 마르코스를 따로 만났다.

    “그대들이 로마에서 온 서기들이지요?”

    “맞습니다.” 그들은 대답했다. “당신의 간증을 듣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엘레우테루스 주교에게서 안부와 함께 이 서신을 전합니다.”

“필사가 잘 돼 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테나고라스가 말했다.

    저스틴은 자신들의 명성이 여기까지 퍼졌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았다. “우리에 대하여 들어보셨다니 놀랍습니다.”

    “네,” 아테나고라스가 말했다. “사실 지난 주에 알렉산드리아에서 온 서기가 있었습니다. 20대 후반의 여성 필사자였죠. 그녀는 여러분들의 필사실과 기술에 대하여 칭찬을 많이 하고 갔습니다.”

    저스틴의 마음이 뛰었다. 고린도로 돌아가는 길 내내 그는 조용했고 약간 환상에 잠기는 듯했다. 마르코스는 친구가 잠시 꿈을 꾸도록 내버려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