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는 영원한 신앙 푯대(마21:1-11)

예수님은 겉옷과 나뭇가지가 펼쳐진 길을 따라 환호 속에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십니다. 사실 유대 군중들은 환호하며 환영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어주리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며칠 후 기대가 무너지자 그들의 함성은 십자가에 죽이라는 원성으로 바뀌었습니다. 화려해 보이지만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십자가의 서막입니다.

스가랴의 예언(스가랴9장9절)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의 의미를 잘 깨우쳐 줍니다. 그는 권력을 휘두르지 않고 희생하러 오신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한 인격과 존재로서 보인 기독교 복음의 본질입니다. 말과 고함, 설명과 이론, 법과 도덕, 명분과 권력이 아닌 삶으로 보인 한 인격의 사랑의 실체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귀를 타십니다. 예수님은 한 줌도 안 되는 세상의 권력와 억지에 자신을 내어줍니다. 비웃지도 외면하지도 않고 희생을 당하시며 죽습니다.

스가랴의 예언처럼 예수님은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십니다. 예수님을 통하여 나타난 하나님의 공의는 초월을 권력으로 사용치 않으시고, 고개를 숙이시고 용서와 사랑으로 인간을 끌어안아 구원하시는 공의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하나님다우심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벌하고 죽이고 심판하는 것으로 권위를 사용치 않고 인간의 고통과 아픔과 좌절을 몸소 겪고, 우리를 껴안고 당신의 풍성한 사랑으로 채우십니다. 하나님이 인간의 어떤 고통, 고난, 한계라도 외면하지 않겠다는 것이 바로 십자가의 시선입니다.

하나님은 잠시 있을 세상에 우리를 보내어 고통과 좌절과 분노와 안타까움 속에 살게 하십니다. 그리스도인에게 현실을 감수하라는 것입니다. 늘 실패하고 좌절된 인생을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겸손과 희생과 십자가 속에서 펼치라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삶의 기준이요 원리요 근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억울함과 오해와 고난을 감수하면서 신자의 길을 가야 합니다. 현실의 도전 속에서 십자가의 길을 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신앙 여정입니다. 억울해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 길을 가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든지 십자가에 대한 경험 속에서 신앙을 시작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하여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에 붙잡혀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모든 거목은 십자가가 신앙과 삶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세상의 유혹과 도전 앞에 승리한 비결도 십자가였습니다. 참으로 십자가는 기독교의 모든 것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경험하였습니까? 십자가의 필요성을 인정하십니까?

십자가가 진리요 생명임을 아십니까? 십자가가 구원의 능력임을 믿습니까?

십자가는 진리 중의 진리요, 복음 중의 복음이요, 신비 중의 신비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속에 사랑이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자랑이요, 영원한 신앙 푯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