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진 십자가가 운명을 바꾸다(막15:21-25)

유월절에 참여하려고 북아프리카에서 온 구레네 시몬은 예수의 십자가의 동행자요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간 자입니다. 마가는 그를 소개하는데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성경에 나온 인물들은 대부분 먼저 조상을 소개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소개합니다. 그런데 구레네 시몬은 아들이 먼저 등장합니다. 알렉산더와 루포입니다. 로마서16장13절을 봅니다.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나의 어머니 곧 내 어머니니라”

예수에게는 십자가를 대신 지고 골고다에 올라간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 구레네 시몬이 있고, 바울에게는 복음 사역에 어머니처럼 도왔던 루포의 어머니인 구레네 시몬의 아내가 있었습니다. 아들들도 초대교회 지도자였습니다. 온 가족이 예수와 복음 사역의 일꾼이 된 것입니다.

유대인은 유월절에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유월절은 유대인 최대의 명절입니다. 그런데 민족 명절에 어느 청년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그 청년이 바로 예수입니다. 군인들이 구레네 시몬에게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골고다에 오르게 합니다.

그에게는 황당한 상황을 맞이한 것입니다. 아프리카 북부 마을에서 올라온 구레네 시몬에게는 어떤 사형수의 십자가를 대신 진다는 것이 모욕이요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희망의 유월절이 절망과 원망의 유월절이 되는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레네 시몬에게는 위대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은 구레네 시몬에게 예수의 십자가가 유월절의 위대한 성취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그는 어린 양을 잡아 대속제물로 드리는 유월절이 아니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 십자가의 예수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야말로 생생한 예수 십자가 체험이었던 것입니다. 그건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요 체험입니다. 억지로 진 십자가가 영광의 십자가로 바뀐 것입니다.

구레네 시몬보다 더 가까이서 예수 십자가를 경험한 자는 없습니다. 그는 가까이서 예수가 쓴 가시관, 손과 발에 박힌 못, 가슴을 찌르는 창,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증오와 분노가 아닌 용서와 사랑으로 십자가에서 죽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십자가에 담긴 사랑을 경험한 것입니다.

신앙에서 최고의 깨달음은 십자가의 의미를 깨닫는 것입니다. 예수의 말씀도 소중하고, 인격도 능력도 소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십자가의 예수가 죄와 사망에서 우리를 구원할 자라는 믿음입니다.

이제 예수 안에서 그의 인생은 새롭게 변화됩니다. 인생이 변하고 운명이 바뀐 것입니다. 심지어 그의 가문까지도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워집니다. 위대한 인생 반전입니다.

구레네 시몬만이 아니라 아내와 아들들까지 십자가의 생생한 체험자요 복음의 증언자가 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믿음이 좋은 것은 귀한 일입니다. 더욱 귀한 일은 자녀들이 함께 믿음이 좋은 것입니다. 구레네 시몬 가족은 예수 복음 가족의 아름다운 모델입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우리에게도 원하지 않는 현실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쁘지 않아도 짊어지고 가야 합니다. 구레네 시몬처럼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합니다. 그 십자가는 짐이 아니라 우리의 생애를 빛나게 하는 영광이 될 것입니다. 실패, 원망, 절망, 심지어 사망 속에서도 하나님은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위대한 영적 영광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구레네 시몬이 우리에게 주는 희망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 된 교회를 위해서 내 육체에 채운다고 합니다. 교회가 보이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교회를 위한 수고와 땀과 십자가가 참된 그리스도인의 행복이요 명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