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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이맘 때에....
최선도 [pietari]   2013-02-11 오전 3:48:52 2497
새 식구.

새해 들어서 식구가 늘었습니다.

다함이 동생이 생겼냐구요? 아~닙니다.
사위를 보았느냐구요? 아~닙니다.
새를 키우게 됐냐구요? 아'닙니다.

새앙 쥐를 키우게 됐습니다!!!ㅋㅋㅋ
언젠가부터- 벌써 오래 전부터 다함이는 동물을 키우고 싶어 했습니다. -이야기 했다시피 이곳은 개판이니까!-

거의 모든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키웁니다.
내가 러시아어를 배우던 선생님 집에는 실 평수 33평집에 5식구가 살면서 세파트 1마리, 코카 스파니엘 1마리, 페르시아 고양이 1마리, 보통고양이 1마리가 있는데 서로 하나씩 끼고 자려고 해서 개나 고양이를 한 마리 더 구해야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는 집 없는 떠돌이 개가 10여 마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겨울 동안에도 얼거나 굶어 죽지 않고 생존해 나가는데 비결은 이렇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집을 나서는데 떠돌이 개가 쫓아오기에 귀찮게 여기고 그냥 길을 갔습니다. 그러자 이놈은 앞서가는 한 부인을 따라갔는데 쫓아오는 개에게 몇 마디 하던 부인이 식품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이 녀석은 식품점 앞에서 죽을 치더군요. 나는 속으로 "이 놈아 거기 기다려 봐야 국물도 없다."했는데 웬걸, 부인이 가게 문을 삐끔 열고는 쏘시지 몇 개를 던져 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가게 주인은 아니었습니다.

후에 보니 길을 가던 사람들이 떠돌이 개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았습니다. 시장의 고깃간에서는 고기 붙은 뼈다귀라도 던져주고, 장을 보고 오던 사람들은 장바구니에서 먹을 것을 꺼내 던져 주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파트 앞 차고들이 있는데서 할머니 몇 명이 모여 한 차고를 들여다보며 수군거리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그곳에서 떠돌이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던 모양입니다. 우유와 고양이 먹이를 갖다 놓고 산후 조리를 하도록 돌보아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니 아이들이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다만 귀찮다는 생각에 아주 교활하게 그것을 막았었습니다. 다함이는 개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했는데 우리 부부는 고양이는 정이 안가고 개는 집 안에서 키우면 얼마나 지저분하고 어지러울까 해서 마당이 있는 집이 아니면 안 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마당이 있는 집에 살 수 있는 확률은 거의 0% 이니까요.*^^

-이 도시에는 마당이 있는 개인 주택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공동 주거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약 한달 전에 학교에 갔던 다함이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친구네 집의 쥐가 한달 전 새끼를 낳았는데 너무 귀엽다고 한 마리를 오늘만 빌려서 집으로 데리고 가도 되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허락을 하였는데 집으로 온 새앙쥐 새끼가 얼마나 작고 가련한지..... 또한 아이는 얼마나 조심스레 그것을 다루는지... 키워도 좋다고 허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쥐라면 질겁을 하는,결벽증세가 심한 김은주여사 조차 허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 녀석은 온 몸이 전형적인 쥐의 색인 검정에 가까운 짙은 회색이고 배 부분은 흰색, 그리고 앞발-손은 고무 장갑을 낀 듯 말간 살색입니다. 발톱은 내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데 이것으로 옷 등을 움켜잡고 다닙니다. 꼬리는 아직도 정이 들지 않는 쥐꼬리~ ㅎㅎㅎ 며칠 전 녀석의 이름을 “호두”라고 지었답니다.
나는 “헤라클레스”나 “임꺽정”으로 지으려고 했는데.....^^.

호두가 집에 온지 약 20일이 지났는데 온 가족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식구들의 손등으로, 어깨로, 목덜미로 타고 다닙니다. 목뒤로 올라 다닐 때에는 마치 작은 새 한 마리가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생전 처음으로 살아있는 쥐의 모습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손은 사람의 손과 흡사한데 먹이를 주면 두 손으로 움켜쥐고 먹는 모습이 얼마나 앙증맞은지..... 좀 더 자세히 보려고 눈을 가까이하니 이제 노안이라서 초점이 안 맞습니다.^^ 돋보기를 끼고 자세히 보니 쥐의 손가락이 마치 사람의 것처럼 생겼습니다.

고요한 한 밤중에 집사람이 오르간으로 바하를 연주 할 때 그 목뒤에 올라 앉아 머리카락 사이로 빠져나온 녀석의 꼬리와 음악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아무튼 그는 무엇이든지 잘 먹고 잘 놉니다.- 주인 가족 닮아서....^^

마른 옥수수,해바라기씨, 치즈, 빵,밥, 김치, 양배추, 초콜릿, 아이스크림, 마카로니....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여보았는데 결코 다함이의 식성에 뒤지지 않았답니다.ㅋㅋㅋ

주인인 다함이가 학교가 끝나고 돌아와 ‘호두야~’하고 부르면 어느 구석에 있었든지 뛰어나와 기쁘게 주인을 맞이 합니다.

새앙 쥐 한 마리가 집안에 즐거움을 주는군요.

나도 하나님께 사랑 받고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모두 쥐를 키웁시다!!!

2004년 2월 14일 삐쩨르에서 최선도.

"우리 주 예수의 날에 너희가 우리의 자랑이 되고, 우리가 너희의 자랑이 되는 것이라." 고후 1; 14.





(IP : 95.161.239.137)
  은혜 받은 영상을 나눌까 합니다 :) (2013-03-23 오전 4:56:37)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3-01-06 오전 4:55:12)
 
최영모
[beryoza]
쥐와 함께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시길..... 그런데 그 쥐도 새끼를 낳을까요?
2013.02.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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